Tag: 칼럼

텍스트 활자체 VS. 디스플레이 활자체

      글. 유지원(타이포그래피 칼럼니스트)    “활자가족 구성원의 이름을 볼드, 레귤러, 라이트 대신, 사용자들이 어느 크기에 적용하면 좋을지 정보를 줄 수 있도록 6, 12, 18, 48 등으로 붙이면 어떨까요? 라틴 알파벳 활자체에서 간혹 그러기도 하지만요.”, “아예 매체 별로 최적화해서, 이를테면 명조 매거진, 명조 간판 등으로 패밀리 네임을 붙일 수도 있겠네요.” 새로운 한글 활자체를 기획하는 회의에서 얼마 전 오갔던 대화 내용이다. 보다 아늑하고 풍요로운 타이포그래피적 색…

이웃나라 디자인 이야기.2_무사시노 미술대학 오픈 캠퍼스

  글. 박지훈(무사시노미술대학, 일본) 6월 중순, 흐린 날씨의 일요임에도 무사시노미술대학의 정문 앞은 예술제라도 열린 듯 외부 방문자들로 붐빈다. 경비원들이 동원되어 정문 앞 정체 정리에 정신이 없고 인파의 분주함은 교내에 들어서까지도 계속된다. 방문자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교복 차림의 고교생, 또는 학부모들도 다수 눈에 띈다. 저마다 한 손에는 대학 안내지도를 들고 자신이 지망하는 학과를 찾아 두리번두리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분주함의 이유는 ‘오픈 캠퍼스(open campus)&#…

왕은실 캘리그라피.1_손으로 마음을 쓰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글. 왕은실 작가(캘리그라퍼)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가 뭐야?” 포스터, 책 표지, 포장, 광고 등 시각디자인 영역에서 캘리그라피가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위 질문을 자주 받곤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캘리그라피는 문방사우(文房四友)와 그 외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해 컨셉트를 잡아 손으로 글자를 디자인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붓과 먹으로만 작업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먹과 붓을 이용해 글자들을 쓰고 만들지만 잉크, 물감, 나무젓가락, 칫솔, 색연필 등 다양한 …

디자이너, 전자책을 말하다.1

6회에 걸쳐 연재하는 이번 칼럼에서는 전자책(e-book)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의 정확한 정리를 바탕으로 e-Pub, app book, web book 등 여러 파생 모델이 제작되고 유통되는 방식과 그 시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나아가 기존 전자책 시장을 바꿔나가려는 움직임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에 대해서도 알아볼 것이다. 이를 통해 전자책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디자이너들은 현 시점의 상황을 인지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계획이다. 글. 박윤호 포도트리 UI/UX Lab 디렉터 겸 이사 스마트 기기가 대…

이웃나라 디자인 이야기.1_무사시노미술대학 활판인쇄 공방

글. 박지훈(무사시노미술대학, 일본) 2012년 4월 무사시노 미술대학 시각전달디자인학과의 1학년 타이포그래피 수업에는 작업복 차림의 학생들이 활자 조판 테이블 앞에서 분주하다. 쾨쾨한 먼지냄새, 잉크냄새와 삐거덕거리는 기계 소리가 공방에 들어서는 순간 오랜 시간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세기 초,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광경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이 의도로하는 스케치를 들고는 활자와 스페이스의 납조각을 조판하느라 정신이 없다. 활판인쇄 실습 풍경 타이포그래피 수업의 기초과정으로 활판인쇄를 실습하는 …

어느 편집디자이너의 형식적인 이야기.1_파일 출력 100분 전

글. 이경수(워크룸 디자이너)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한 디자인사무실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입사원이라 특별히 주어진 일이 없음에도 늘 허둥댔던 내게 선배들의 현란한 손놀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동경의 대상이었다. 나와 달리 선배들은 항상 여유롭기만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며칠, 아니 몇 주에 걸쳐 완성한 방대한 데이터를 출력소로 넘기기 전, 불과 두어 시간 만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시키던 사수의 모습이었다. 거의 100분 정도 걸렸으려나. 출력소(지금은 인쇄소로 직접 보내는 경우도 있음)로 데이터를 보내기 전 100…

편집자치곤 이상한 이야기.2_역할분담

  글. 박활성(워크룸프레스 편집장) 텍스트의 세계는 냉정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가’라고 쓰인 것은 다른 글자가 아닌 ‘가’라고 읽힌다는 뜻이다. 다른 여지는 없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당연한 말이니까. 학교에서 배웠듯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다. 또 한편으로 텍스트의 세계는 한없이 열려 있는 가능성의 세계이기도 하다. 하나의 글자는 다른 글자들과 만나 무한한 의미를 생성해낸다. 편집자와 디자이너(타이포그래퍼)는 이 무한한 의미의 세계에서 일련의 글자들을 제자리…

안병국의 웹타이포그래피 – 사용자의 시선 유도를 위한 전략

글. 안병국(비주얼스토리 / 아이웹디넷 대표) 때때로 디자인으로서의 타이포그래피 성격은 무시하고 전달자의 목소리만 드높인 웹사이트를 보게 된다. 타이포로 인해 전체 디자인이 흐트러지는 ‘사고’도 종종 목격한다. 이번 글에서는 웹타이포그피를 구현함에 있어 심미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고 몇 가지 법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모델 시선 방향에 맞춰 배치하기 LS산전과 현대카드 GE파트너 사이트는 모델의 시선 각도에 따라 타이틀을 배치한 예다. 주로 키-타이틀(Key …

편집자치곤 이상한 이야기.1_문장부호

  글. 박활성(워크룸프레스 편집장) 2008년이었나, 코엔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본 후에 영화의 원작이 된 소설가 메카시의 작품에 호기심이 일었으나 곧이어 국내에 출간된 또 다른 그의 소설 <로드>를 한동안 읽지 못했다. 쏟아지는 찬사와 줄거리를 보아 하니 내가 읽으면 안 되는 종류의 책이겠거니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사람을 기다리러 서점에 들렀다 그 책을 충동구매하고 말았는데 결과는 역시나, 매카시의 묵시록은 무시무시해서 어린 아들을 둔, 가끔 우울증을 겪는 부모…

안병국의 웹타이포그래피 – FOOTER 디자인

글. 안병국(비주얼스토리 / 아이웹디넷 대표) 웹사이트에서 콘텐츠 제공자 주소와 콘텐츠 저작권 표시를 담는 FOOTER 부분은 디자인을 마무리 짓는 부분이자, 디자인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핵심 부분이기도 하다. 간단한 텍스트 나열로 생각하고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에 대한 처리를 통해 디자이너의 타이포 처리 능력은 물론, 그리드 개념과 세밀함 까지 엿 볼 수 있기 때문이다.  FOOTER에는 일반적으로 로고, 주소, 저작권 표시 및, Family Site, 사이트 이용과 관련된 메뉴들이 위치하게 되는데, 이들이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