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행복해 삶이 즐거운 캘리그라퍼, 공병각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손글씨.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리고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적 손글씨로 널리 알려진 캘리그래퍼 공병각을 만났다.

취재. 윤유성 기자 outroom@fontclub.co.kr 

작가님 근황은 어떠신가요? 연초에 책 한 권을 내시고 6월 말에 또 한 권을 마무리하셨는데요.
네. 안녕하세요. 공병각입니다. 말씀대로 올해 2월에는 다섯 번째 에세이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마무리해서 선보였고, 6월 말에는 제 첫 번째 손글씨 실용서라고 할 수 있는 <손글씨 잘 써서 좋겠다>를 출간했습니다. <손글씨 잘 써서 좋겠다>는 제가 작업했던 앨범 디자인과 기업 콜라보레이션 상품 작업 과정도 소개하고 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글씨 쓰는 방법을 설명해주는 책이에요. 그동안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싶다는 문의와 어떻게 하면 손글씨를 잘 쓰는지 질문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손글씨를 잘 쓰는지, 어떤 도구를 사용하면 좋은지 이제 답을 해줄 시점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책이에요.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번 책도 작가님이 직접 디자인하셨나요?
이번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글도 쓰고, 손글씨도 쓰고 사진도 찍고 디자인도 했어요. 출판사에서는 서너 명이 나눠서 하는 작업을 혼자 하다 보니 예상보다 출간 일정이 조금 늦어졌네요. 첫 번째 에세이는 제가 디자인하지 않고 제가 쓴 손글씨를 정리해 묶어 내는 형식으로 진행했어요. 그런데 제가 손글씨도 쓰고 디자인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역량을 최대한 끄집어내자는 생각으로 그 이후에는 따로 맡기지 않고 직접 작업하고 있습니다. 제가 디자인해야 의도했던 손글씨 레이아웃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초기 손글씨 에세이는 손글씨 위주의 손글씨가 부각되었어요. 그러다 점차 캘리그라피와 일러스트, 디자인, 사진 등의 소스들을 조화롭게 섞어가며 디자인하고 있어요. 캘리그라퍼가 만든 책보다는 캘리그라피 하는 디자이너의 책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손글씨 잘 써서 좋겠다> 표지와 본문 일부

책을 거의 매년 만들고 계신데요. 굉장히 사적인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캘리그라피 에세이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 책은 제가 기획하지 않았어요. 책을 쓰겠다는 생각으로 썼던 글씨들도 아니고요. 온라인에 올리던 제 글과 글씨를 좋게 봐주신 출판사 편집자분이 저를 설득해 첫 번째 에세이를 만들게 되었죠. (웃음)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이별한 경험, 추억, 기억을 저는 사진보다는 손글씨로 남겼어요. 가까이 있는 펜으로 그때그때 제 감정을 제 손으로 솔직하게 썼죠. 그런 메모와 일기와 편지들이 쌓여있었고 그것들 중 일부를 출판사 권유로 스캔 받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이죠. 사실, 책을 한 권 만들고 나면 그 책은 다시 보지 않아요. 다시 보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그때 감정이 증폭될 때도 있거든요. 어떤 부분은 설레지만 또 어떤 부분은 많이 아프죠. 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책을 쓰면서 다시 사랑하고 이별하는 느낌이에요. 그만큼 책을 만드는 일이 제게는 고통스러운 작업이기도 하죠.

 
 

유일하게 2012년도에는 책이 출간되지 않았던데요. 
작년에는 거의 누워만 있었어요. 유난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어요. 슬럼프, 침체기였던 셈이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친구도 만나고 개인적인 기록과 활동은 꾸준히 했지만 외부 작업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자전거 타고 한강도 가고 음악 많이 들으면서 사색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한동안 작업실에 갇혀 지냈어요. 그런데  올해 봄을 맞으면서 밖으로 많이 나오고 있어요. 작업실에서 잘 나오지 않고 어두울 때 작업이 더 잘 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것도 아니더라고요.

예전에는 비 오는 날이 좋았어요. 그런 날에 느껴지는 감성, 소리, 냄새들이 좋았는데 요즘은 햇볕이 너무 좋네요.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집 앞에 놀이터가 있어요. 푸른 나무가 우거진 멋진 공간인데 거의 5년간 방치되어 있었죠. 최근에 그 공간을 정리해서 탁자와 의자도 놓고 친구들과 커피도 마시고 음식도 만들어 먹으면서 작업도 하고 있어요.

 
 

자전거 이야기도 잠깐 하셨는데요. 자가용을 처분하셨다면서요.
예전에는 비싼 자동차를 몰고 다녔어요. 겉멋이 들어있었죠. (웃음) 한동안 그런 허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1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는 <나눔>이라는 자선바자회가 계기가 되었죠. 네 번째 <나눔> 행사를 진행해서 모은 기부금을 전해주고 동료들과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 사고가 났어요. 기부한 액수가 1,000만원 정도 되었는데 제 차 수리비가 1,500만원 가까이 나오더군요. 다행히 교통사고로 아무도 다치진 않았지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누군가를 돕고 싶어 많은 사람이 열심히 준비해서 모은 돈보다 사고차량 수리비가 더 큰 상황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왔어요. 충격이었죠. 그 일을 계기로 차를 팔았어요.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 아니어서 최대한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이 더 좋아요.

 
 

자전거가 놓여있는 작업실 분위기가 남다릅니다. 이 공간도 소개해주세요.
처음에는 집과 작업실을 분리했어요. 이 공간은 직원들과 함께 사용하는 작업실로 꾸미고 제 주거 공간은 따로 마련해서 오고 갔죠.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초기에는 프로젝터를 설치해 일하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도 하고, 직원들과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려고 했죠. DJ박스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앤디워홀을 좋아하는데, 그가 운영했던 ‘더 팩토리(The Factory)’ 같은 느낌의 스튜디오로 꾸미고 싶었죠. 그러다 개인 작가로 활동하면서 주거 공간과 작업실을 합치고 큰 책장으로 침실과 작업공간을 구분해 한 공간에서 작업하고 생활하고 있어요. 이것저것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공간이 처음보다 많이 어수선해졌지만, 골프연습장 아래 있는 공간이라 겨울에 많이 춥지도 않고 한적하고 바로 옆에 공원도 있어 잘 쓰고 있어요. 제발 나가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떠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웃음)

 
 

작업실 벽면에 사진도 많이 보이는데요. 직접 찍으셨나요?
네. 제가 찍은 사진들이에요. 한때 필름카메라로 사진도 많이 찍었죠.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아이폰으로 찍고 있어요. <손글씨 잘 써서 좋겠다>에 들어간 이미지들도 아이폰으로 촬영해 살짝 후보정한 사진들이에요. 아이폰 사진으로도 인쇄가 가능해졌네요. 최근에는 음식 사진을 많이 찍고 있어요. 제가 맛집도 굉장히 많이 알고 있거든요. (웃음)

남산 아래 위치한 공병각 작가의 공간

맛집이요?
네. 요즘 시장에 빠져있어요. 특히 광장시장은 꽉 잡고 있죠. 예전에는 샴페인이나 와인 마시고 데이트 하려면 청담동이나 압구정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 들면서 부질 없어 보이더라고요. 시장 음식이 더 맛있어요. 을지로, 종로에 있는 30년, 40년 전통의 음식들 먹어보면 기가 막힙니다. 친구들과 광장시장에 가면 한끼에 서너 군데 식당을 돌아요. 처음에는 마약김밥을 먹죠. 그리고 칼국수를 먹어요. 여러 집들 중에 꼭 가는 집이 있어요. 그리고 막걸리와 함께 순이네 빈대떡을 먹죠. 그리고 대구탕으로 마무리해요. 이젠 제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게 다녀요. 먹는 것만큼 요리도 굉장히 좋아해서 요리책도 내보고 싶긴 해요.

 
 

손글씨, 그림, 디자인 그리고 요리까지. 작가님을 대표하는 키워드하면 ‘손’이 될 것 같은데요. 언제부터 ‘손재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언제부터였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성격이라 밖에서 뛰어놀기 보다는 집안에서 블록 만들고 장난감도 조립하고 그림 그리는 시간을 즐기긴 했어요. 그런 시간들이 어쩌면 제 삶에 영향을 주었을지도 모르죠. 그림 그리길 좋아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글씨를 잘 쓰진 못했어요. 돌이켜보면 글씨 잘 쓰는 누나 영향으로 예쁘게 글씨 쓰는 연습을 하면서 손글씨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손글씨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20대 초반부터 광고 일을 했는데, 본격적인 손글씨 작업은 디자이너 막내로 있을 때 맡았던 스타벅스 지면 광고 프로젝트가 계기가 되었어요. 어떻게 광고하면 좋은지 아이디어를 내놓으라는 지시가 저를 포함한 몇 명의 디자이너에게 주어졌고 잘 해보고 싶은 마음에 밤 늦도록 그림도 그려보고 이런저런 글씨를 써보면서 시안을 만들었어요. 운이 좋게 제 시안이 채택되었고 제 손글씨가 처음으로 지면 광고로 선보였죠. 그 이후로 저만의 손글씨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실험도 많이 했죠. 최근에는 먹과 붓을 이용해 손글씨를 많이 쓰고 있어요. 붓글씨는 오래 전에도 해봤지만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잊고 있다가 다시 붓을 잡았죠. 이젠 어느 정도 안정된 느낌이에요. 제 2의 손글씨 도구가 될 것 같아요. 붓글씨 스타일도 폰트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주로 어떤 도구들을 사용하시나요?
이번에 <손글씨 잘 써서 좋겠다>는 책을 만들면서 제가 사용했던 도구들을 나열해봤는데 100개도 넘더군요. 그 중에 저랑 궁합이 맞는 것만 추려보니 20개 정도 되네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필기구는 축지색연필(종이말이 색연필)이고 매직마카, 앞서 얘기한 붓 정도에요. 많은 필기구와 종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의 프로젝트에 맞는 재료를 골라서 작업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붓을 사용하면서 글씨체가 또 달라졌어요.

 
 

팬시 브랜드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책을 마무리하고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글씨를 쓰고 손글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면서 글씨 쓰는 일은 ‘손’이 즐거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글씨가 써지는 질감을 느끼면서 머리 속에 생각했던 글씨가 써졌을 때의 즐거움이 크거든요. 제 손을 움직여 만드는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해피핸드(Happy Hand)’라는 브랜드를 런칭할 계획이에요. 손이 즐겁게 해주는 아이템들은 뭘까 생각하면서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다이어리, 노트, 필기구 등의 쓰임새를 조금 더 고민해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 것이죠. 글씨를 가르쳐주는 책을 마무리 했으니, 다음에는 “이런 도구를 사용해보는 건 어때?” 하면서 제안하는 거에요. 그 동안 책이나 인쇄물, 광고 등을 통해 제 손글씨를 접했다면 매장에서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 손글씨가 입거나 쓸 수 있는 오브제로도 재탄생할 것 같아요. 기대해주세요.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미니홈피 등을 운영하고 계시죠?
미니홈피(www.cyworld.com/NEMAM22DA)는 최근에 다시 관리에 들어갔어요.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도 하고 있죠. 누군가에게 작업과 작품을 보여주는 일을 하다 보니 가능하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러분들과 소통해야 하긴 하는데 개인 네트워크 서비스가 너무 많아졌어요. 미니홈피는 제가 처음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공간이라 애착이 가는데 일처럼 관리하게 되면 더 소홀해지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공병각 폰트도 나오고 공들여 만든 책들도 출간되면서 이런저런 소식과 작업들을 다시 공유하고 있죠. 제 책을 사서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을 생각하면 이 정도 일은 서비스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해야죠.

 
 

이제 폰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예전 인터뷰에서는 폰트 제작에 관심이 없다고 하셨는데요. 공병각 폰트를 만들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폰트를 만들면 입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어요. 내 손글씨가 누구나 쓸 수 있는 폰트로 만들어지면 내 손글씨의 생명은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누구보다 아날로그의 매력을 강조했던 제가 손글씨를 폰트로 만들게 되면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연습하고 완성해온 손글씨를 졸업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구와 소재와 컨셉에 따라 손글씨는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폰트와 손글씨는 같을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고, 지금까지 써온 손글씨는 졸업하고 새로운 필체를 계속 계발하고 다듬어가자는 생각으로 폰트를 만들기로 생각을 바꿨죠. 그렇게 해야 저를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완성한 손글씨에 마침표를 찍어준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몇몇 폰트디자인 회사에 연락을 드렸고 산돌과 작업을 하게 되었죠.

<산돌아티스트컬렉션 NO.02 공병각> 패키지와 구성물

폰트 제작 과정은 어땠나요?
힘들었어요. 팔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폰트디자인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산돌과 작업을 하게 되면서 쉬운 작업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죠. 우선 500자 정도의 예시문을 받아서 끊김 없이 적어내려 갔어요. 팔이 아파 중간에 쉬게 되면 필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 번에 써내려 가야 했죠. 주로 단문 위주로 작업하고 책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긴 문장을 쓸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날을 정해 중간중간 손을 풀어가면서 써내려 갔어요. 버리고 다시 쓰기도 했죠. 처음 경험해 봤는데 정말 힘든 작업이었어요. 한 필체 당 그렇게 500자 정도의 예시문을 써서 산돌에 전달해 드렸고 산돌에서 그 글자들을 스캔하고 파생해 2,350자를 만들어주셨죠.

 
 

공병각 폰트를 사용자들이 어떻게 써주면 좋을까요?
저는 글씨는 쓰지 않고 그립니다. 글씨의 조합과 레이아웃을 생각하면서 글씨를 그리는 것이죠. 비어 있는 종이 어떤 위치에서 시작해 어떤 부분에서 다음 글자를 시작할지 생각하면서 글씨를 그립니다. 그림처럼 글씨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면 됩니다. 공병각 폰트를 사용하실 때도 이 폰트만의 특징을 잘 생각해서 행간과 자간, 크기, 컬러 등을 조절해가며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획이나 점을 늘리거나 줄이고 빼면서 공병각 폰트를 조금 더 자유롭게 변형해가며 사용할 수도 있겠죠. 더 이상 공병각 폰트는 제 글씨가 아니에요. 폰트를 구입해 사용하시는 분들 것이죠. 공병각 폰트로 제 손글씨보다 더 멋있는 작품을 만들어 제가 볼 수 있게 해주시면 고마울 것 같아요.

공병각 작가의 손글씨 원도(위)와 2,350자로 파생된 폰트(아래)

평소에 즐겨쓰는 폰트나 눈에 들어오는 폰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산돌제비를 많이 사용해요. 거의 10년 가까이 사용해오고 있는데 산돌제비로 책을 많이 만들기도 했죠. 잘 만들어진 폰트에요. 손글씨 폰트로는 아무래도 백종열체가 가장 좋아 보여요. 제 눈에 익숙한 손글씨라서 더 그럴 수 있겠죠. 백종열 감독님은 거의 7년여 동안 함께 일했던 제 사수였기 때문에 많이 배우기도 했고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따라 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스승에게 배우고 영향 받은 부분을 아예 무시하긴 어렵겠죠. 손글씨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신 분도 백종열 감독님이고, 제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연습하게 된 것도 그분 덕이죠.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에요. 자기만의 손글씨를 발전시키고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9차 폰트클럽 세미나 <공병각 토크쇼, 감성 손잡기>에서 손글씨를 시연하고 팬들과 이야기를 나눈 공병각 작가.

마지막으로, 계획이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앞서 말씀 드렸던 <나눔>이라는 행사는 죽을 때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수익금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전달됩니다. 재능을 나누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손글씨 강연에 대한 문의도 많이 하시는데요. 몇 번 초대를 받아 특강을 해보긴 했지만 캘리그라피라는 분야가 하루에 몇 시간 가르쳐드린다고 기대한만큼 얻어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어요.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커리큘럼을 짜서 며칠간 손글씨를 가르쳐드릴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제 그림과 글씨를 포함해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는 전시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계획을 계속 만드는 게 제 꿈이에요. 멈추지 않고 새로운 일들을 계획하고 실행해나가고 싶어요. 계속 뭔가 궁금해하고 도전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 위 글은 공병각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와 <공병각토크쇼> 내용을 정리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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