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Type, Part2_아우디 전용서체의 탄생



볼드 먼데이 폴 반 데 라안과 피터 반 로즈말렌이 디자인한 아우디 전용서체. 1부에서는 이 서체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다뤘다면 이번 2부에서는 아우디 전용서체의 형태적 특징에 대해 살펴본다. 아우디 전용서체의 디자인 과정을 먼저 알고 싶다면 1부를 먼저 보는 것을 권한다. 

글. 로스 밀른 정리. 길영화 기자(barry@fontclub.co.kr)




아우디 전용서체(AudiType)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나올 것이 기대되었으나, 결과적으로 기존에 아우디가 사용했던 유니버스의 확장 버전인 아우디 산스(Audi Sans)와 많은 구조적 유사점을 지니게 된다. 글자의 비례는 서로 다르지만 두 서체는 동일한 엑스하이트(x-height)와 캡하이트(cap-height)를 가지는 등 일련의 유사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전세계적 소통에 있어 급격한 변화보다는 부드러운 과정으로 이행하고자 한 아우디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폴 반 데 라안과 피터 반 로즈말렌, 두 디자이너 역시 기존 아우디 산스가 가졌던 타이포그래피적 특색에 크게 반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반 데 라안은 ‘아우디 전용서체가 새로 소개되었을 때, 몇몇은 변화된 점을 알아채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의 작업이 의도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런 변화로 지역시장의 많은 디자이너들과 에이전시들은 새로운 아우디 전용세체를 받아들이고 적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 Comparisons of the new AudiType and its predecessor Audi Sans


그렇다고 아우디 전용서체가 나오기까지의 디자인 과정이 쉽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아우디라는 거대한 브랜드의 개성을 진화시킨다는 막중한 목적과 책임이 있었기에, 서체제작에 있어 상당한 조사와 연구과정을 거쳐야 했다.

Paul van der Laan
‘우리는 첫번째 제안에서 스타일리쉬한 디테일과 미세한 인본주의적 콘크라스트를 가미한 서체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 제안된 서체는 조금은 딱딱하고 억세보인다는 느낌이 들었고, 특별히 느껴지는 매력이 부족해 보였다. 결국 피터와 나는 딱딱한 느낌을 좀 더 부드럽게 누그러뜨려 보기로 했다. 또한 노멀(Normal) 스타일과 익스텐디드(Extended) 스타일 둘 다 유니버스에 비해 약간 좁은 형태를 보여주었던 우리의 제안은 메타디자인과 아우디의 요청에 의해 보다 넓은 비율의 폭으로 수정되었다.’

▲ Early sketches for AudiType

▲ Early notes during the first proposal for AudiType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볼드 먼데이와 메타디자인은 주로 형태적 디테일에 대한 의견 조율에 집중했다. 반 데 라안은 메타디자인과의 작업이 매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유일하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었던 것은 아우디 법무팀이였는데, 한가지 에피소드를 얘기하자면 그들은 볼드 먼데이의 첫번째 제안을 단지 섹션사인(§) 때문에 전적으로 거부했다고 한다.

Paul van der Laan
‘아우디 법무팀은 섹션사인(§) 때문에 우리의 제안을 거절했다. 섹션사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에 피터는 이 사인 심볼을 바꾸는데에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형태는 보다 보수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유니버스를 수정해 사용하던 이전 서체에 비해 이번 아우디 전용서체에서 형태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이 하나 있다면, 바로 a,c,e와 같이 터미널(terminal)이 안쪽으로 향한 철자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 아우디 산스가 이 철자들에서 닫혀 있는 형태를 보여줬다면, 새로운 전용서체에서는 확연하게 열려있는 모습으로 바뀐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의도적으로 디자인의 수평적 긴장감을 더해주기 위함이다.

Van der Laan continues
‘우리는 폭이 좁은 문자들(예를들면 소문자 f, i, t)은 보통보다 넓게, 그리고 넓은 것은 좁게 그려 서체에 보다 테크니컬함이 느껴지도록 했다. 또한 어센더를 스타일별로 길이를 다르게 두었다. 노멀스타일에서는 대문자보다 조금 키가 크다. 이는 본문용으로 쓰일 때나 게르만체 문자(German text)에서는 적절하지만, 익스텐디드 스타일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우리는 익스텐디드 스타일에서는 어센더와 대문자의 높이를 같게 맞추었다.’

▲ Comparisons of the new AudiType and its predecessor Audi Sans

이번 작업을 되돌아보며 반 데 라안은 메타디자인이 가진 타이포그래피적 날카로운 센스와 프로젝트에 대한 자발적인 열정에 감탄하며, 그들과의 작업에 만족스러움을 표현했다.

▲ Page from the 2009 Audi Annual Report

▲ AudiType character set


폴 반 데 라안(Paul van der Laan) 은 서체 &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이다. 2003년부터 헤이그에 위치한 로얄 예술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 서체와 미디어(Type & Media) 대학원 과정에서 타입디자인 가르치고 있는 그는 유럽의 많은 학교들과 다양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워크숍과 강연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NBCUniversal, Audi AG, Autodesk Inc, Banco Deuno and VPRO와 같은 전세계 클라이언트의 서체를 작업했다.

피터 반 로즈말렌(Pieter van Rosmalen) 은 네덜란드 박스텔 성 루카스(St. Lucas in Boxtel)에서 광고와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 로얄 예술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 서체와 미디어(Type & Media) 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NBCUniversal, Audi AG and KPN와 같은 전세계 클라이언트의 작업을 수행했고, 판노(Panno)라는 한국의 거리 표지판 알파벳 표기를 위한 디자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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