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SD 커오히」

¶ 2023년 10월 12일자 산돌구름 뉴스레터 <구름레터>에 소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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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우나 이상한 것과 마주칠 때의 마음

어떤 폰트나 레터링을 처음 봤을 때, 그 순간에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라도 시간이 흐른 후에 해당 폰트나 레터링이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생전 처음 보는 스타일의 창작물을 볼 때 이런 일이 잦았던 것 같아요. 저에겐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접했던 이전 시대의 레터링이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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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와 「SD 커오히」의 관계

아르누보, 퓨처리즘, 사이키델릭, Y2k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다양한 스타일을 아시나요? 「커오히」도 이러한 작업의 유용한 재료가 되고 싶었어요. 「커오히」라는 이름도 레트로 광고의 나레이션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전체적으로 카피를 아련하고 느리게  끌며 말하는 것이 그 시대의 특징처럼 느껴졌거든요. ‘커피’를 천천히 늘여 부른 걸 소리 그대로 적었어요. 폰트 너비가 가로로 긴- 평체라는 점에서도 잘 어울립니다. 또 제작하며 커피를 좀 많이 마신 것도 그 이유가 되었을지도요.☕ 「커오히」가 선택한 시대는 1950~1960년대 입니다. 「커오히」는 그 시대에 그려진 레터링 원도를 재해석해 만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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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과 재해석

「커오히」는 획 끝과 모서리를 둥글게 굴린 라운드 스타일의 폰트입니다. 특히 글자의 모서리 부분 안·밖의 선 모두에 곡률을 적용했어요. 커오히와 같은 ‘라운드’스타일의 폰트인 「Sandoll 고고라운드Cond」를 보세요. 모서리 부분 바깥 획만 둥글고 안쪽은 직선입니다. 글자 내 생기는 좁고 복잡한 공간을 깔끔하게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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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오히」는 안과 밖 모두에 라운드 처리를 했습니다. ‘빵’ 쌍비읍의 아주 작은 모서리에도 예외 없이요. 글자 내 곡선이 늘어날수록 판면에서 「커오히」의 부드럽고 친근한 인상이 강조돼 보였어요. 크게 휘어지는 곡선이 오래된 세탁소 창문에 붙은 시트지와 빵집 간판의 글자를 떠올리게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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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오히」를 제작한 임혜은 폰트 디자이너는 작업 공유회에서 폰트를 설명하기 위해 ‘못생겼다’라는 말과 ‘어수룩하다’라는 말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투실한 고양이가 하품을 하는 사진을 두고 “어유~쟤 진짜 못생겼다.”라고 사랑을 가득 담아 말하는 것과 동일한 톤이었다고 하네요.  아래 버튼을 눌러 「커오히」를 만들어 낸 자세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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