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있게 삽시다> : 삶의 단축키 매뉴얼
프로그램의 사용법처럼 살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 –안 열리는 잼 뚜껑을 열어야 하는 작은 문제도– 를 해결하는 방법도 삶의 고수가 사용하는 단축키가 있다면 조금 더 간편하지 않을까. 소개하는 [요령 있게 삽시다 Life Hacks]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된 삶의 ‘단축키 매뉴얼’이다.
요령 있게 삽시다 Life Hacks
미메시스 / 댄 마셀 지음 / 안진이 옮김
그래픽 디자인 프로그램 중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포토숍’이나 ‘일러스트레이터’는 기본 사용법이 매뉴얼로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실무를 하고 있는 디자이너의 사용법을 보고 있으면 매뉴얼이 꼭 답은 아니다. 원 하나 그리는 것도 사용하는 도구나 방법이 다양해서 상황에 따라 편한 것을 사용하고 프로그램의 메뉴를 일일이 찾아서 누르기 보다 단축키 몇 번으로 해결한다. 복잡한 모양이 될수록 원을 그리는 것과 다르게 많은 방법을 얘기할 수 있다. 경험이 많은 디자이너가 같은 문제를 좀 더 빠르고 쉽게 해결하는 것에는 그런 방법을 많이 알고 있는 이유도 있겠다.
프로그램의 사용법처럼 살면서 생기는 여러 문제 –안 열리는 잼 뚜껑을 열어야 하는 작은 문제도– 를 해결하는 방법도 삶의 고수가 사용하는 단축키가 있다면 조금 더 간편하지 않을까. 소개하는 [요령 있게 삽시다Life Hacks]은 그런 생각에서 시작된 삶의 ‘단축키 매뉴얼’이다.
6p.
[요령 있게 삽시다]를 펼쳐 든 당신을 환영합니다! 이것은 날마다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사소하고 귀찮은 일들로부터 해방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책에 나온 방법은 지금 바로 눈 앞에 있는 소품으로도 해볼 수 있는 간단한 것부터 특별한 상황에서 응용해보면 좋을 팁까지 다양한 상황을 담고 있다. 단순히 텍스트로 설명하는 책이라면 지나쳤을 수도 있는 ‘리빙 포인트’ 같은 내용이지만 상황을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재미있어 책상 한 켠에 놔두고 틈틈이 읽어보게 된다. 약간의 반전(?)이 있는 설명을 보충하는 글도 재미있다.
p.17
케이블 정리하기 – 클립을 책상 뒤쪽 모서리에 고정시킨 후 자주 쓰는 전선들을 클립 손잡이 안에 넣어 통과시키세요. 그러면 사용이 한결 편리해져요. 책상 밑으로 들어가서 엉금엉금 기면서 전선들을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상사가 지켜보고 있을 때나 짧은 바지를 입은 날에는 그러면 곤란하잖아요?
p.29
열쇠 색깔별로 분류하기 – 집에서 쓰던 매니큐어 몇 개를 가져오세요. 매니큐어가 하나도 없다면 슈퍼마켓에 가서 값싼 제품을 사오면 됩니다.(싼 것도 있다고 들었어요.) 이제 열쇠 윗부분을 칠하세요. 예컨대 사무실 열쇠는 파란색, 집 열쇠는 노란색으로 칠하면 되겠죠? 당신은 어느 열쇠가 어느 색인지 기억만 잘 하면 됩니다. 혹시 색맹이나 색약이 있는 분들은 열쇠마다 다른 무늬를 넣어 보세요.
프로그램 사용법을 물어볼 때 이것만큼은 나만 알고 싶은 방법인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것이 디자인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부분이 아님에도 뭔가 전부 알려주기엔 그동안 습득하기 위해 보낸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기도 하고, 과정보다 단지 결과만 바라는 것 같아 주저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만 아는 비밀 장소가 있었는데 너무 많이 알려줘서 누구나 알고 있다면 비밀이 아닌 것처럼…
p.65
비상금 숨겨 두기 – 외출이나 여행할 때 현금을 안전하게 지니고 다니려면 다 쓴 립밤 통에 보관해두세요. 지폐를 돌돌 말아서 통 안에 넣으면 됩니다. 도둑들도 당신의 립밤을 훔쳐 가고 싶진 않을 거예요. 아마도 지갑을 찾겠죠. 만약 도둑이 이 책을 읽었다면 저도 방법이 없네요.
재미로 읽어도 좋지만 몇몇은 습관처럼 몸에 익혀두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부엌 살림을 도맡아 한다거나 자취를 하고 있다면 이 책의 뒷부분에 있는 부엌 살림의 요령과 쉬운 집안 관리를 읽어보면 좋겠다. 우리 생활에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알아두면 언젠가 한번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팁이다.
p.167
청량음료 보관법 – 거품이 보글보글한 탄산음료의 행복을 오래 누리고 싶다면, 당신이 좋아하는 음료를 구입할 때 플라스틱 페트병에 담긴 것을 고르세요. 몇 모금 마시고 뚜껑을 닫을 때는 공기를 다 빼내서 액체가 최대한 위쪽으로 몰리도록 하세요. 이렇게 하면 탄산가스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음료의 청량감이 계속 살아 있게 되죠. 작은 병이나 큰 병이나 다 가능합니다. 유리병일 경우에는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마지막으로 내가 쓰고 있는 생활의 팁을 소개하며 마친다.
웹사이트 비밀번호 관리하기 – 아무리 보안을 강화한다고 해도 쓰고 있는 패스워드가 전부 같다면 자주 가는 사이트 한 곳만 뚫려도 보안이 의미가 없다. 각 사이트의 패스워드를 모두 다르게 관리하면 그만큼 해킹에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패스워드를 매번 각 사이트마다 다르게 지정하면 다 적어둘 수도 없고, 외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럴 때 쓰는 방법이다.
1_우선 특수기호와 숫자가 들어간 단어(?)를 하나 만든다. 예를 들어 pa$5w0rd라고 만든다. 이런 조합만으로도 보안에 적합한 패스워드가 된다.
2_ 가입하려는 웹사이트마다 패스워드를 바꿔보자. 예를 들어 thanksbooks.com에 가입한다고 하면 도메인의 앞글자 t를 앞에, 마지막 글자 s를 뒤에 붙이면 tpas5w0rds라는 비밀번호가 생긴다. naver는 npas5w0rdr, daum은 dpas5w0rdm가 된다.
비밀번호 하나만 외우면 대부분의 사이트에 각각의 패스워드를 쓸 수 있는 간단한 원리면서 보안에도 완벽하다. 앞뒤 글자가 아니라 앞에서 두번째 글자, 뒤에서 두번째 글자 등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어 사용해보자. :-)
저자: 댄 마셜
역자 : 안진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에서 미술 이론을 전공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패션 일러스트의 거장들》《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헤르만 헤르츠 버거의 건축 수업》《타임 퓨어》《다른 커플들은 어떻게 사랑하고 있을까》《프린트&패턴》《프린트&패턴 키즈》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글, 사진 땡스북스 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