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S 2015 : Bangkok International Typography Symposium

매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BITS는 동아시아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 타이포그라피 컨퍼런스이다. 타이포그라피와 타입 디자인을 두루 아우르는 이 컨퍼런스는 TAB(Typographic Association of Bangkok)와 Cadson Demak가 주최하며, Goethe Institute, British Counsil, Korean Cultural Center 그리고 Font Bureau가 후원한다.

 

BITS 2015 : Bangkok International Typography Sympos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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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컨퍼런스뿐만 아니라 워크샵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워크샵은 10월 30일 TCDC (Thailand Creative & Design Center)에서, 컨퍼런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 동안 BACC (Bangkok Art & Cultural Center)에서 진행되었다. 산돌커뮤니케이션에서는 석금호 대표를 비롯한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였으며, 그 현장의 분위기를 김초롱 PD와 이슬기 매니저가 글과 사진으로 전한다.

글과 사진_산돌커뮤니케이션 김초롱, 이슬기

 


 

Workshop Day (10/30)

본격적인 컨퍼런스에 앞서 다양한 워크샵들이 열렸다. 가장 먼저 산돌의 석금호 대표가 ‘Making Korean Name used with Thai Letter'(태국 문자를 이용하여 한글 이름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진행하였다. 태국 문자를 가지고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bits_workshopday

 

참여자들은 한글로 표기된 자기 이름의 시각적 형태를 살펴본 후 태국 문자에서 어떤 부분을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여 구상하고, 그 구상이 끝나면 준비된 프린트물 재료를 활용하여 한글을 완성하는 내용이었다.

 


 

Conference Day.1 (10/31)

Font Bureau의 디자이너인 David Jonathan Ross는 ‘Draw a Little, Code a Lot’이라는 주제로 슈퍼패밀리 폰트 제작에 도움이 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손쉽게 폰트를 변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가 얻는 이점과 주의해야 하는 점들에 대해 논의했다.

 

David_Jonathan_Ross

 

더불어 ‘코드’를 위해서 자신이 개발한 ‘INPUT’이라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는 스크린을 위한 고정폭 픽셀 폰트의 미적 조형감을 따르고 있지만 보다 더 다듬어진 정교한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굵기와 너비의 다양성을 갖추고 있어, 프로그래머들이 작업할 때 쉽게 정보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산돌의 석금호 대표는 ‘Structure and Features in Hangul and fonts development'(한글의 구조와 특징들, 그리고 폰트 개발사례)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는데, 한글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하고 체계적인 자형 구조에 대해 설명하였다.

 

Geumho_Seok

 

한글은 구조적으로 단순하게 보이나 각 문자의 시각적인 균형을 해결하는 데는 세계 문자 중에서 가장 까다로운 특성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이러한 특성들이 실제 상업용 폰트로 개발되는 과정에서는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보여주었다.

 


 

Conference Day.2 (11/1)

Verena Geriach는 ‘Search, find, and make: The city as open source for type design’ 라는 주제로 강연하였다. 그녀가 타입 작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영감을 받은 것은 20세기에 존재했던 간판 같은 사인물들이었다. 그녀는 그 시대의 Shop signage를 모티브로 하여 그 형태를 딴 모던하고 유니크한 그녀만의 폰트를 디자인했다. FF Karbid가 그것들 중 하나로 1900년대 간판 레터링을 리디자인한 것이다. 그녀는 오래된 간판 레터링에 있는 각각의 모양과 구성요소들을 따서 디지털 폰트로 리메이크하였으며 이는 단순 컴퓨터 작업으로만 이루어졌다. 

 

Verena_Geriach

 

우리는 그녀가 쓴 책을 직접 선물받기도 했는데, 책에는 그녀가 역사적인 타이포그라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녀가 어떻게 폰트를 리메이크하여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녀가 강연 중에 했던 말이 기억에 나는데, “이것들은 정말 내가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일들이고, 내가 폰트 디자인에 영감을 받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행히도 내가 베를린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작업들을 하며 정말 즐기는 것같이 보였고 작품에서도 그녀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히 드러나 있어 인상적이었다.

 

 

Supakit Chalermlarp는 실제로 폰트 개발 후반작업(post production)을 하며 자주 접했던 문제점 중 태국의 성조 부호와 모음의 위치에 관한 발표를 하였다.

 

Supakit_Chalermlarp

 

손글씨와 다르게 각각의 글자가 폰트화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들을 설명하고, 태국어 폰트에 있어 올바른 성조 부호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를 통해 태국 폰트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하는 데 있어 실제적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Mark De Winne은 ‘Singapore on Display’라는 주제로 싱가포르의 ‘Typographical heritage’에 대해 이야기했다. 싱가포르는 현재 과도기를 거치고 있으며 새로운 것을 짓기 위해 오래된 것을 부수면서 문화적 유산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부분들과 더불어 싱가포르의 옛 타이포그라피에 대해 공유했다.

 

Mark_De_Winen

 

그가 준비한 화면에서는 오래된 건물에 남은 문구들(대부분이 손으로 쓴)이 보여졌고, 전혀 비슷하지 않은 서체들의 조합이-붓으로 쓴 듯한 중국어와 산세리프 라틴폰트가 만나-희한하지만 그 속에서도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뜻 보기엔 희한하고 어지럽지만, 옛 싱가포르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또한, 2015년은 싱가포르 개국 50주년이 되는 해로, 그는 디자이너로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싱가폴을 상징할 수 있는 폰트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Anthony Burrill은 친근함 속에서 어떻게 영감을 받고 그것을 표현하는지, 세상의 디자인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설명했다.

 

Anthony_Burrill

 

그의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포스터로 목소리를 내는 일밖에 없다“라는 말이었다. “왜 꼭 포스터로만 (종이에 실크스크린으로) 디자인을 하느냐, 티셔츠나 다른 매체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다른 매체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평소에 많이 고려하지 않는다. 그것들의 기능은 매우 다르다. 하지만 포스터가 내는 만큼의 목소리는 가질 수 없다” 라고 대답했다.

 

 

Christian Schwartz은 ‘Credibility, Legibility, and Style’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손으로 직접 활자를 조판하는 시대부터 시작해서 기계식 조판과 사진식자를 거쳐 디지털 조판에 이르기까지, 활자를 제작하는 매체의 변화로 인해 활자가 가지게 되는 여러 특성들에 관해 설명했다. 하지만 가독성은 신뢰성의 신호와도 같다는 말과 함께, 가독성을 위해 변하지 않은 특징으로 큰 x-height와 약한 대비 그리고 단순한 디테일을 꼽았다.

 

Christian_Schwartz

 

또한, 인쇄와 스크린에 똑같은 서체를 사용한다 해도 일관성을 보장하는 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히려 타이포그래피의 다른 요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텍스트에 사용된 서체가 같다고 해도 칼럼의 너비, 서체의 크기, 행간 등이 극단적으로 바뀌면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예를 들었다.

이런 주장을 잘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그가 최근에 작업한 McClatchy(2015) 폰트 패밀리이다. 이는 미국 전역에 걸쳐 29개의 일간지를 발행하는 McClatchy라는 클라이언트와 함께한 작업이었다. 그들은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완벽하게 같은 구조가 아닌 개별성을 가진 패밀리를 원했다. 결과적으로 개별 형태와 구조는 다르지만 같은 굵기와 글자폭, x-height를 가지고 있어 어떤 조판에서 글자를 바꾸더라도 타이포그래피나 레이아웃이 그대로 유지되는 폰트를 개발하였고, 시각적 일관성을 단순히 글자의 모양을 넘어서 타이포그래피의 다른 요소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정보>

BITS : Bangkok International Typography Symposium
BITSMM.ORG

-일시: 2015년 10월 30일 – 11월 1일

-장소: 태국 방콕, TCDC (Thailand Creative & Design Center) & BACC (Bangkok Art & Cultural Center)

-주요 강연자: Anthony Burrill, Christian Schwartz, Dave Crossland, David Jonathan Ross, Mark De Winne, Panuwat Usakulwattana, Parinya Rojarayanond, Pracha Suveeranont, Seok Geumho, Smich Smanloh, Suppakit Chalermlarp, Verena Gerl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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