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트(Weight)에 대한 탐구_Alda



뉴욕에서 활동하는 서체 디자이너 버턴 하세베(Berton Hasebe)의 서체 Alda를 소개한다. Alda는 하세베가 네덜란드 로얄 예술 대학(Royal Academy of Art)에서 서체와 미디어(Type and Media) 석사과정을 지내면서 고안한 서체이다.


Alda는 서체의 웨이트(Weight)에 물리적 오브제의 특징을 적용한다는 하세베의 독특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구부러진 철이 주는 팽팽한 긴장감에선 가장 두꺼운 웨이트를, 반면에 고무 밴드처럼 유연하게 휘는 오브제에서는 얇은 웨이트를 떠올리는 식이다. 이러한 이미지 과정이 반복되어 형성된 Alda는 볼드(Bold), 레귤러(Regular), 라이트(light) 등 세 가지 웨이트로 구성되며, 볼드가 보다 탄탄하고 뭉툭한 느낌이라면 라이트는 휘어짐이 깊고, 부드러운 라인들로 여린 느낌을 전달한다.

▲ Alda의 아이디어가 된 웨이트 연구과정 ▲ Alda의 세가지 웨이트, 라이트, 레귤러, 볼드

Alda는 페테르 베르횔(Peter Verheul)과의 핸드 드로잉 수업과정에서 처음 형태를 선보였다. 손으로 그린 알파벳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하세베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Alda의 초기 형태를 그려낸 것이다. 형태적으로 많은 변화를 거치게 되지만, 이 초기 드로잉에 녹아있는 하세베의 아이디어와 분위기는 최종 형태에 까지 이어지게 된다.

▲ 네덜란드 디자이너 페테르 베르횔(Peter Verheul)과의 수업에서 그려낸 초기 소문자 핸드드로잉

이 과정에서 하세베는 얀 판 크림펀(Jan van Krimpen)의 서체 루테티아(Lutetia)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1923~25년 네덜란드에서 제작된 루테티아는 독특한 비율과 디테일을 가진 서체로 Alda의 형태를 다듬어 나가는데 많은 참고가 되었다. 특히 둥실하고 넓은 카운터를 가진 d와 같은 철자들에서 보여지는 루테티아의 특징은 Alda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 왼쪽이 루테티아, 중간은 Alda의 초기 형태, 마지막은 Alda의 최종형태

초기 드로잉 후 하세베는 먼저 적절한 균형을 가진 레귤러를 찾기 위해 몇 달을 드로잉 작업으로 소요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브래킷 세리프와 언브래킷 세리프를 둘 다 적용해보며, 세리프의 작은 차이가 서체의 전체적인 특징과 조화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병행하였다. 언브래킷 세리프 철자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각진 세리프와 브래킷 세리프가 가진 완만함의 조화는 Alda의 주요 형태적 특징으로 발전하게 된다. 세리프에 대한 탐구에 이어 진행된 철자의 물성적 특징 연구에서 하세베는 볼드와 라이트 사이에 극단적인 차이를 두려 했다. 이를 위해 볼드와 라이트를 형성하는 드로잉 매개체를 달리 했다. 볼드의 경우 강한 보드 닙(Board nib)펜으로 두터운 캘리그래피적 경향을, 라이트는 보다 섬세한 곡선을 가져오는 포인트 펜(Point pen)의 움직임을 가져온 것이다. 이 사이에서 레귤러는 그 중간 다리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 Alda 레귤러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한 드로잉 과정 ▲ 브래킷에 따른 세리프의 형태적 변화와 조화는 Alda의 주요 형태적 특징 중 하나이다. 볼드에서는 언브래킷 세리프로 보다 각진 형태인 반면 라이트로 갈수록 브래킷 세리프를 조화롭게 활용하여 보다 부드러운 느낌을 가져다 준다. ▲ 보드 닙펜과 포인트 펜으로 드로잉 한 초기의 볼드와 라이트 ▲ Alda 레귤러의 수정과정. 하세베는 브래킷의 변화를 통해 레귤러만의 아이덴티티를 불어넣기도 하였다.

Alda의 가장 큰 특징은 이처럼 웨이트마다 단순히 너비와 콘트라스트의 변화 뿐 아니라 형태적 움직임에서도 차이를 두고 있다는 것에 있다. Alda는 외관상으로 뚜렷한 차이를 두는 볼드와 라이트 그리고 그 사이의 중심을 잡아주는 레귤러의 조화로 완성된다.

062415_0904_Weight1.jpg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