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적인 감성과 중성적인 심플함의 공존_텐바이텐 폰트

글. 송미언 폰트디자이너
진행. 윤유성 에디터 (outroom@fontclub.co.kr)



텐바이텐 폰트 제작 프로젝트는 창립 10주년을 맞은 텐바이텐(www.10×10.co.kr)이 지난 2011년 10월 10일, 열 번째 생일을 맞아 고객에게 즐거움과 새로움을 주고 신뢰 받는 기업 목표를 기반으로 그 동안 받은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개발된 무료 폰트이다. 텐바이텐과 산돌커뮤니케이션이 MOU를 맺고 오랜 연구 끝에 완성한 10X10 폰트는 필순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고딕 스타일에 라운딩을 배제한 중성적인 느낌을 담아 디자인되었다. 곧은 초성과 적절한 공간 분배로 시원하게 디자인해 탈네모꼴의 새로운 서체 스타일을 선보이고자 했다.

텐바이텐 10주년 이벤트 페이지

텐바이텐 폰트는 산돌의 여러 디자이너와 연구원이 머리를 맞대고, 두 달 정도의 시안작업을 거쳐 텐바이텐 담당자와 7번 이상 의견을 조율해 가며 10월 10일 이벤트 일정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다양성을 위해 실험적인 폰트 디자인을 제안하는 등 여러 시안을 준비하기 위해 생각보다 시안 결정 과정에 오랜 시간 집중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텐바이텐만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견고한 고딕 형태의 디자인으로 다듬어진 만족스러운 시안으로 결정되어 본격적인 폰트 제작이 이루어졌다.

다른 기업 전용 서체와 차별화되는 텐바이텐 폰트만의 특징은 필순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고딕 스타일에 라운딩을 배제한 중성적인 느낌을 담은 폰트라는 점이다. 곧은 초성과 적절한 공간 분배로 시원하게 디자인된 탈네모꼴의 새로운 서체인 셈이다. 또한, 자소 ‘ㄴ’, ‘ㄹ’, ‘ㄷ’, ‘ㅍ’, ‘ㅌ’과 ‘ㅊ’, ‘ㅎ’의 상투에 미려한 곡선을 넣어 부드러움과 견고함이 공존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한글뿐만 아니라 텐바이텐에서는 숫자와 영문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어 한글 못지 않은 비중을 두고 작업해야 했다. 전체적인 컨셉은 한글에 맞춰 가장 어울리는 영문을 만드는 것이었고 톡톡 튀는 감성적인 텐바이텐의 이미지에 맞게 세련되면서도 심플한 라틴 알파벳 서체를 디자인했다.

텐바이텐에 제안했던 여러 시안들

텐바이텐 폰트를 만들 때 가장 고민스러웠고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폰트의 ‘색’이었다. 현대카드 전용 서체를 비롯해 CJ제일제당 패키지 전용 서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전용 서체 등 수많은 기업전용 폰트들이 나와 있었고, 기존 폰트와는 차별화 되면서 텐바이텐만의 색깔을 강조하는 폰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나눔고딕처럼 여성스럽고 대중적인 고딕이 아닌 중성적인 고딕 형태의 폰트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미세하지만 기존의 고딕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디자인이다.

텐바이텐 폰트는 한글 2,350자와 약물, 영문은 폰트랩과 아시아폰트스튜디오를 이용해 디자인하고, 
한글 8,822자는 드리거(폰트메이커)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5년 동안 폰트디자이너로 일해 오면서 팬시폰트나 신서체(마스카라체) 위주의 작업을 해오다 처음으로 텐바이텐을 위한 기업전용 서체를 만들게 되어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 OEM이라는 부담감과 서포터 역할이 아닌 PM이라는 역할을 처음 수행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내 디자인이 기업 전용 서체로 많은 이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설렘에 힘을 얻어, 책임감을 갖고 작업에 임할 수 있었다. 애착이 많이 가면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프로젝트였지만 새로운 도전이었고 다양하게 쌓은 노력들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폰트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주고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070215_0752_1.jpg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