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딕이냐 헬베티카냐? 폰트는 브랜드에 목소리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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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넷플릭스의 광고에서 처음,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라는 카피의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에서 적색으로 적힌 제목에 더해진 불투명한 음영의 폰트가 시정자들이 원하는 바를 잘 담고 있다. 레트로(Retro·복고풍)의 서체와 강렬한 인상의 1분짜리 광고가 초자연적인 스릴러 시리즈물과 동의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제목을 중심으로 한 광고가 주를 이루게 됐다.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기획한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브랜드 전략 기업인 이매지너리 포스(Imaginary Forces)의 공동 설립자인 피터 프랑크푸르트(Perter Frankfurt)는 “사람들이 어떻게 문자와 폰트에 반응하는지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 벌어질 현상들은 그 누구도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우드는 오랫동안 이러한 마케팅 기법을 잘 알고 있었다. 영화 스튜디오들은 영화의 장르에 따라 제목의 글꼴, 색상과 조명톤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왔다.

또한 매우 복잡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사우스웨스트 항공, 리맥스와 도미노피자와 같은 선도 기업들은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폰트를 꼽는다.

모노타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티브 매티슨(Steve Matteson)’은 최근 브랜드 전용 폰트와 라이선싱 사업을 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2014년, 리브랜딩 시점에서 폰트와 로고를 세밀하게 재검토하였다. 하여 고객에 신뢰를 얻는 항공사의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에 따라 사우스웨스트의 로고에 사용되는 서체를 기존 대문자 형 헬베티카(Helvetica)에서 볼드 형태의 산 세리프 커스텀 폰트로 변경했다. 소비자에게 더 부드럽고 친근감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변경되었다. 또한, 심장 모양의 로고에 삼색의 디자인을 추가했으며 태그라인에 “마음이 없는 것은 기계에 불과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인 헬렌 림핏로(Helen Limpitlaw)는 “이제 우리는 브랜드로서의 고유 성격을 구현하기 위해 자체 글꼴을 채택했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차별성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 서체는 미국 남서부에서 기내, 광고, 공항 간판, 유니폼, 웹 사이트 및 기내 기기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전에는 항공사 내부에서 사용된 서체와 색상들이 모두 달랐었다. 이러한 이유로 사우스웨스트는 브랜드 전략 및 디자인 부문에서 리핀콧(Lippincott)과 협업 했으며, 선임 파트너인 로드니 애벗(Rodney Abbot)은 “리브랜딩 전에는 브랜드의 목소리와 경험이 끊긴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2014년 미국 국가 브랜드 모니터’의 주최로 남서부 지역의 고객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고객 중 95%가 항공사의 새 정체성을 바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림핏로는 “리브랜딩 이후 예약과 브랜드 모멘텀이 증가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폰트 스타일, 크기, 모양, 두께, 색상과 깊이 모든 것이 그 이야기를 전달한다.

“서체는 목소리의 표현입니다.”라고 애벗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서체 사용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서 눈에 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누구를 목표로 하는지, 자신의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친과 대화를 하는 것은 십대 청소년과 65세의 노년층 퇴직자에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라고 브랜드 커뮤티케이션 전문 업체 시겔비전(Siegelvision)의 수석 책임자 프랭크 리우(Frank Liu)가 말했다.

고카페인 음료 ‘몬스터 에너지’가 좋은 예이다. 2002년 당시 몬스터 에너지 로고에선 검정색 바탕에 “M” 모양에 네온의 녹색 발톱 마크에 흰색 고딕으로 “Monster”가 있었다. 눈길을 끄는 이 로고와 색상은 젊은 층을 자극하고 타깃 고객이었던 스노우 보더와 포뮬러 원 경주의 팬층에 좋은 호응을 얻었다.

마케팅과 컨설팅 전문 업체 블레이크 프로젝트의 폴 프레드릭슨(Paul Friederichsen)은 “이 그래픽 디자인이 타깃 고객층을 정확하게 겨냥했다”고 말했다. 16 년이 지난 지금 ‘Monster’의 로고는 지금도 가치 있고 인정할 만한 예이다.

전통성이 있는 기업들은 때로는 변화를 추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정체 될 위험이 있다.

매티슨은 “인터넷 상에 각종 악평 글을 올리는 사람들 때문에 리브랜딩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2010년 갭(GAP)이 스파이어 서체를 헬베티카로 변경했을 때 고객들의 악평이 이어졌다. 시겔비전의 맷은 “이 것들을 보았을 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고, 원래의 오리지널 마크가 지녔던 성격을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리브랜딩 이전의 로고로 되돌리는 사태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서체 전문가를 두고 변경하기 전에는 충분한 설문 조사를 수행 할 것을 권장했다.

부동산 거장 리맥스(Remax)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로고와 글꼴을 재정비하기로 했을 때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리맥스의 마케팅·미디어 전략 부문 부사장 애비 리(Abby Lee)는 “궁극적으로 자사의 모든 이미지가 전세계의 옥외 광고물에 보여져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기를 원했다”며 “115,000명이 근무하는 업체의 브랜드를 45년 만에 재탄생 시키는 것은 상당한 일이었다”고 당시를 표현했다.

당시 회사 내 폰트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는데 그 이유는 서체가 디지털 환경에서 호환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회사의 상징성인 열기구 로고와 노화된 서체가 모바일 기기에서 흐리게 표현되었다. 주택 구매층의 34 %가 ​​디지털 크게 의존하는  밀레니엄 세대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자면, 서체를 사용하게 되면 브랜드가 사람의 개성과 면면들을 대변할 수 있으며 소비자와 정서적 유대감을 나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타이포그래피의 힘을 이해하는 것이다”라고 프랑크푸르트가 말했다. “다양한 유형의 방식과 개성을 갖고 우리와 의사 소통하고 있으며 그 어느 때 보다 널리 퍼져 있습니다.”


원문 :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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