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처럼 통실통실한 그녀들의 폰트 이야기

인터뷰 요청에 온 얼굴 근육이 다 함께 합창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두근두근해 하는 1년차 디자이너. 서체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열정을 보여주는 2년차 디자이너. 아직 어리다고 할 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뷰를 해 보니 단팥빵 속 앙금처럼 내실있게 꽉 찬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달착지근하고 포근해지는, 그 이름도 ‘단팥빵’이라는 서체와 함께 폰트디자이너 2인을 소개한다.


두 분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수진 : 안녕하세요. 산돌커뮤니케이션 커스텀 폰트팀 김수진입니다. 단팥빵 서체 기획을 담당했습니다.
안효진 : 단팥빵 서체 제작을 맡은 커머셜 폰트팀 안효진입니다.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현재 하고 계신 업무를 소개해주시죠.

안효진 : 단팥빵 서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서체를 구상중입니다. (웃음)

김수진 : 최근 KT올레체Neo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어요. 약 1년의 제작기간이 걸린 대규모 프로젝트였는데, 이번 2014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서체 부문에 수상도 해서 매우 뿌듯했습니다.

▲ 수진씨가 참여한 KT올레체Neo서체의 웨이트별 모습

 

두 분의 인턴시절은 어떠셨나요?

김수진 : 2012년 7월부터 10월까지 인턴으로 근무했어요. 당시 인턴 프로그램이 따로 있었고, 사내에서 진행하는 한글 디자인 교육도 들었었죠. 1인 1개 신서체 개발이 당시 목표였는데, 완전한 서체는 아니어도 빈출자까지 제작할 수 있었어요. 기획과 디자인 컨셉을 잡고 제작을 진행하며 팀장님께 피드백을 받는 식이었죠.

안효진 : 저는 인턴기간이 3개월로 짧았어요. 바로 실전 업무에 투입되어 작업을 시작했죠. 한글날 행사에 참여한 덕분에 회사에도 금방 적응했고요. 인턴 시절 가장 기억에 남았던 때는 한 번 크게 울었던 날이에요. 제 머리 속에는 커다란 대작이 둥둥 떠다니는데 답답하고 잘 몰라서 터졌

던 눈물이었죠. 잘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나 봐요. (웃음)

김수진 :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도 같고요.


 

단팥빵, 이 귀여운 서체의 시작은 어땠나요? 기획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김수진 : 신서체와 관련해서 아이데이션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에 맞춰 진행했던 주제가 ‘복고’였어요.당시 복고 열풍도 있었고 또 유행이란 건 돌고 도니까, 복고 컨셉의 폰트를 기획하게 됐죠. 인턴시절 기획했던 서체도 마침 복고서체여서, 자료 찾기도 수월했고 지금의 ‘단팥빵’이 탄생했어요.

 

기획에 있어 특별히 신경 쓰신 점이 있다면요?

김수진 : 평소 OEM(외부에서 의뢰를 받아 반제품이나 완제품 형태로 제작해 납품하는 형태)서체 개발을 주로 하다 보니, ‘글자의 균형과 비례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어요. 그걸 캐치하신 팀장님께서 ‘단팥빵 서체는 다듬고 정리하기보다 조금 더 풀어서 해보는 게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죠. 균형이 맞지 않아도 그 만의 매력이 있는 서체고, 틀 안에 넣으려고 하기보다 강조할 부분은 크게 강조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고요. 한 마디로 많이 건드리지 않길 바라셨어요.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애초 기획한 복고적이면서 단순한 그래픽 느낌이 살지 않더라고요. 단팥빵 서체를 보면 획의 굵기와 곡률이 글자마다 다른데, 완전한 균형을 추구하지 않은 사례에요.

▲ ‘ㅎ’의 가로획과 ‘ㅇ’의 세로획에 굵기 차이가 있는 단팥빵 서체

 

디테일한 컨셉 결정이나 자료조사 등은 어떻게 진행하셨어요?

김수진 : 복고풍의 서체를 제작하기 위해선 옛날 자료들이 필요했어요. 옛 간판, 신문, 포스터, 패키지 등. 그 당시의 사회적 이슈나 배경에서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고 마인드맵을 만들어 핵심 키워드로 컨셉을 도출했죠. 외부에서 리서치 할 경우에는 종로나 충무로 쪽을 찾아 다니며 사진도 촬영했고요. 요즘은 전자신문을 통해서 옛 기사들을 볼 수 있잖아요? 연도별로 신문 지면을 하나하나 살펴봤는데 피로회복제 광고, 분유 광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포스터 등등 개성 있는 글자들이 참 많더라고요.





▲ 기획 단계에서 참고했던 그 당시 풍경을 담아낸 이미지들

서체의 모티브를 콕 짚어주신다면요?

김수진 :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연상되는 느낌과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았죠.그 중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부분이 ‘스텐실’인데요. 당시는 인쇄술 발달 전이기 때문에 목판이나 활판인쇄로 글자를 찍어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옛날 글자들을 살펴보면 자소에 과감하게 도형형태를 쓰기도 했죠. 그걸 단순화 시켜서 한글에 접목해본 것이 단팥빵 서체입니다. 보면 ‘ㅅ’이나 ‘ㅈ, ㅂ’ 등이 굉장히 기하학적이에요.

▲ 스텐실의 느낌이 묻어나는 자소들

 

단팥빵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한 건가요? 정말 귀엽습니다.

김수진 : 처음 시안 작업을 했을 때 배가 고팠는지 딱 떠오른 문구가 ‘최고의 맛, 단팥빵과 모찌’였어요. (웃음) 근데 막상 그 문구를 보니 서체와 정말 잘 어울리는 거에요. 다른 분들께서도 ‘다른 이름으로 하지 말고 이대로 가자’ 하셨죠. 옛날 빵집 간판에서나 볼 법한 글자처럼,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서 ‘단팥빵’으로 확정했어요.

 

굳이 ‘단팥’인 이유는 없을까요? 옛날 빵도 종류가 많잖아요. (웃음)

안효진 : 다른 빵보다 뻔질뻔질(?)하게 윤기도 나고 먹음직스러운 느낌이니까? 깨도 뿌려지고요. 단팥빵이 최고죠. (웃음)

김수진 : 굳이 말씀 드리자면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 같은 빵이 ‘단팥빵’ 아닐까요? (웃음)

 

그럼 이제 효진씨께 바통을! 단팥빵 제작 과정을 간단히 알려주시겠어요?

안효진 : 일단 210자 정도 되는 빈출자를 제작하고 전체적인 느낌을 점검하며 한글 2,350자를 만들어요. 그리고 숫자, 영문, 기호 등을 추가 제작합니다. 그 후 한글과 영문, 숫자, 기호 등의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검수와 조판테스트를 여러 차례 진행해요.

 

그렇게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신 거에요?

안효진 : 올해 4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3개월 정도 걸렸네요.

김수진 : 다른 프로젝트에 비했을 때 단팥빵은 굉장히 ‘풀어놓은 프로젝트’였어요. 원래 가지고 있던 모듈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오면서 약간의 밸런스만 맞춘 작업이었거든요. 하지만 밑바탕 글자가 몇 자 없는 상태로 시작했기 때문에 오래 걸릴 수 있었던 일을 효진씨가 빨리 한 셈이에요.

 

그렇군요. 작업 중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안효진 : 단팥빵 서체를 제작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이 원하는 바가 모두 묻어난 듯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수진 선배와만 의논을 하게 됐죠. (웃음)

김수진 : 어쩐지 어느 순간부터 제 자리에 계속 찾아오더라고요. (웃음) 또, ‘ㅇ’계열과 ‘ㅅ’계열 두 가지를 봤을 때 서로 다른 서체 같아서 고민했던 것도 기억나요. 하지만 이것도 매력이죠. 개성이 많이 담긴 거니까요.


▲ ‘확’자와 ‘실’자를 보면 각각 단팥빵의 모양과 스텐실의 느낌으로 구분된다.

 

단팥빵 모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아마 ‘ㅇ’이 아닐까 싶은데요. 받침이 없는 글자의 ‘ㅇ’과 있는 글자의 ‘ㅇ’ 형태에서 고민하셨을 것 같아요.

안효진 : 아래 문구를 보면, ‘아’의 ‘ㅇ’부분은 아랫부분이 조금 각져 있지만 ‘앙’의 ‘ㅇ’은 그렇지 않죠. 받침이 없는 ‘ㅇ’에서는 아랫부분이 각진 것이 컨셉이에요. ‘ㅁ’같으면서도 ‘ㅇ’ 같은, 일반화되지 않은 컨셉이죠.


 

단팥빵 서체와 관련된 다른 에피소드도 말씀해주세요.

안효진 : 소문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던 알파벳 제작이 기억에 남아요. 틀에 꽉 찬 모듈이고 콘트라스트도 없다 보니 원체 굴곡이 많은 소문자는 공간도 부족하고 모양도 이상했어요. 결국 소문자 없이 가게 됐는데, 아마 회사 최초로 소문자가 없는 서체가 아닐까 싶어요.

김수진 : 또, 맨 처음 기획한 스텐실 느낌이 알파벳에서는 나지 않아서 처음 시안보다 많이 변경됐던 것 같아요.

안효진 : A, M, W, X등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포인트를 특정 알파벳에만 줬답니다.

김수진 : 특히 M과 W자는 공간 확보를 위해서 획을 생략했어요. 단순화로 인한 특이케이스!

▲ ‘시각 삭제’ 원리가 적용된 알파벳 자소들

 

수진씨의 에피소드도 말씀해주세요.

김수진 : 저는 피드백을 주는 입장이다 보니 거의 서포트 역할만 했어요. OEM 작업을 진행 중이었고,중간 중간 작업물을 확인하고 의견을 주는 게 힘든 적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기존 업무를 리프레시 할 수 있었던 게 단팥빵 작업이었어요. 그리고 효진씨에게 고마운 건 제가 요구했던 사항을 즉각 수정해줬다는 점이에요. 제가 굉장히 많은 사항을 요구했었는데 효진씨 작업 속도가 빨라서 바로 바로 수정해 오더라고요. (옆에서 엄지손가락 치켜드는 효진씨) 저도 그렇게 배워왔었고 직접 해봐야 느는 작업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요구하지 않았나 싶어요. 효진씨는 문제도 빨리 캐치하는 편이에요. 어쩔 땐 제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도 찾아와 물어보고요. 수동적으로 글자만 파생하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하게 글자 한 자 한 자에 정성을 쏟았죠.

안효진 : 감사합니다 선배님!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진 단팥빵, 어떻게 활용되면 좋을까요?

김수진 : 개성이 듬뿍 담긴 서체이다 보니 임팩트 있고 짧은 단어에 사용하면 효과적일 것 같아요. 방방 뜨지 않고 차분한 이미지에서 쓰여도 좋을 것 같고요. 전체적인 느낌이 밝고 귀엽고 올망졸망하지만 진지하고 무던한 글에서도 쓰이길 바래요.

안효진 : 제목용을 위해 만들어진 서체이지만, 10포인트 정도로 작게 써도 은근 예뻐요. 쓰시는 분들의 마음이기는 하지만 딱 봤을 때 엄청난 주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작의도에 맞게 제목용으로 사용하시면 좋지 않을까요?


▲ 크게 써도, 작게 써도 예쁜 단팥빵체

 

두 분에게 단팥빵이란 서체는 어떤 의미일까요?

안효진 : 애착이 많이 가는 평생 기억에 남을 작업이죠. ‘자식 1호’?

김수진 : 단팥빵 서체를 보면 ‘추억은 방울방울’이라는 문구가 떠올라요. ‘추억’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서체같아요.

 

작업과 관련하여 감사 인사를 전하고픈 분들이 있다면?

안효진 : 회사 모든 디자이너 분들이 단팥빵에 대한 의견을 굉장히 많이 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물론 수진 선배께도 감사 드려요. 제가 귀찮을 정도로 쫓아다녔거든요.

김수진 : 작업을 맡아준 효진씨, 그리고 팀장님들께 감사해요. 제 시안이 채택되었다는 것 자체도 정말 감사한 일이고요. 특히 매번 작업할 때마다 방향성을 제시해 주신 수영 선배! 항상 따끔한 충고와 조언 감사합니다.

 

이제 두 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여쭤보겠습니다. 서체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말씀해주세요.

안효진 : 평범 이상의 호기심이 느껴지던 한 순간에 폰트 제작에 확! 꽂혔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도자기 만드는 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제 느낌대로 글자를 썼거든요? 아마 그 때 ‘글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산돌에 면접을 보게 되신 거에요?

안효진 :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께서 면접을 권하셨는데, 굉장히 갑작스럽게 면접 준비를 하고 치르게 됐어요.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붙어서 굉장히 들떴었죠! 정식 사원이 되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 때 정신 없이 면접을 보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이 이상하게도 ‘배고프다’였어요. 떡볶이를 사먹으면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렸던 것 같네요. (웃음)

김수진 : 제 경우에는 대학 시절부터 타이포그래피를 좋아했어요. 수업시간에 한글을 그래픽적으로 디자인해보는 작업이 있었는데 재미있었죠. 글자처럼 보이지는 않아도 읽힐 수는 있는 그런 서체를 만들었던 것 같아요. 졸업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하던 중 한글 타이포그래피학교에서 한글디자인 수업을 들었는데, 그 때가 폰트제작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던 때에요. 초성, 중성, 종성의 자소들을 조합하여 글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죠. 마침 당시 산돌에 인턴십이 있었고 접수 기간이 아닌데도 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산돌에 전화했어요. 당시 팀장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따로 전화를 주셨고, 이후 포트폴리오를 보내고 면접을 진행했죠. 나중에 팀장님께서 “나한테 전화했던 애가 너였어?” 그러시더라고요. (웃음) 폰트에 대한 저의 열정을 봐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두 분 모두 어엿한 서체디자이너신데 ‘내가 디자이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도 있으시죠?

안효진 : 스스로 디자이너라고 하기에는 아직 민망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 자부심을 느끼죠. 최근에 단팥빵 서체가 활용된 볼펜이 출시됐어요. 근데 제 친구가 그걸 사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그 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어요. 그 볼펜이 저에게는 볼펜으로 보이지 않고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웃음)

김수진 : 작업을 할 때는 항상 멘붕이에요. 하지만 최종 폰트파일을 세팅하고 폰트 정보에 제 이름 석자가 나올 때 ‘아, 나도 디자이너구나’라고 느껴지죠. ‘내가 만든 게 맞구나’, ‘내 이름 석자가 걸린 폰트구나’.

▲ 산돌티움(http://tiummall.co.kr)에서 판매중인 ‘바르게 잘 써지는 볼펜’

 

작업을 위해 평소 하는 활동을 듣고 싶어요.

안효진 : 요새 영문폰트에 관심이 많아요. 그 영향으로 영문 폰트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http://www.fontyukle.net/en)도 자주 구경하고, 일반인들이 폰트를 만들어서 업로드 하는 마이폰츠닷컴(http://www.myfonts.com)도 자주 들어가죠. 아이디어를 얻고 싶을 때 신선한 폰트를 찾을 수 있어서 좋아요.

김수진 : 디자인 서적이나 잡지를 자주 보려고 노력해요. 한글과 관련해서는 타이포그라피 교양지 ‘히읗’과, 다양한 디자인 이슈와 해외 그래픽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계간지 ‘GRAPHIC’을 즐겨보는 편이에요.타이포 관련 서칭을 하다가 무작정 네덜란드나 대만 등 외국 폰트 디자인 회사를 들춰보기도 하고요.


▲ 두 디자이너가 추천한 다양한 타이포그라피 관련 서적, 잡지

 

추천하고 싶은 디자인 서적이나 영화가 있나요?

안효진 : 인턴 때 처음 봤던 <한글디자인교과서, 안그라픽스>를 추천하고 싶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의 저를 엄청나게 채워줬던 책이죠. ‘아, 빨리 (작업)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하고요.

김수진 : 저도 그 책을 가장 처음 접했던 것 같아요. 영문 서체와 관련해서는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서른 세가지 서체이야기, 김현미>를 추천해요. 시대적인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타이포그라피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책이거든요. 영문서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 때 ‘알파벳의 형태가 이렇게 변모하고 이렇게 발전하는구나’를 쉽게 알 수 있었죠. 누구에게나 한 번쯤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에요.

 

두 분도 영향을 받은 서체나 서체디자이너가 있으시죠?

안효진 : Akzidenz Grotesk(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좋아해요. 서체가 못생겼다고 많이들 말하는데 제 눈에는 예쁘거든요. 헬베티카를 만드는데 기본이 되기도 했다고 해요.

김수진 : ‘아드리안 프루티거’가 제작한 유니버스 서체를 좋아해요. 최초로 활자 패밀리라는 표준 시스템을 만들었고 21개로 구성된 유니버스 팔레트는 지금 봐도 너무나 체계적이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 Akzidenz Grotesk

▲ 유니버스 서체 패밀리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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