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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_우베 뢰쉬
2010.07.16
조회수: 1,463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블랙과 화이트의 짝짝이 신발. 우베 뢰쉬(Uwe Loesch)의 첫 인상은 조금은 괴상하기까지 하다. 단순히 유쾌하기 때문에 그렇게 신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그는 자신을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디자인의 목적이 보다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943년 태생으로 현재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대선배 격에 속하는 연륜을 지니고 있지만 그의 디자인 에너지만큼은 여전히 누구보다 젊고, 활발하다.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와 그의 짝짝이 신발처럼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머러스 한 그의 작품들을 함께 소개한다.

인터뷰, 글. 길영화(barry@sandoll.co.kr)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폰트클럽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우베 뢰쉬(Uwe Loesch)입니다. 저의 아내가 한국사람이어서 그런지 폰트클럽 한국 독자들이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현재 AGI(Alliance Graphique Internationale)와 ADC(Art Directors Club for Germany)의 멤버로 활동 중 이고, 1990년부터 부퍼탈 대학교(University of Wuppertal)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TDC(Type Directors Club New York)에서 여러 차례 수상 경력이 있고, 세계 유수의 뮤지엄에서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항상 신발을 블랙과 화이트 하나씩 신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30년이 넘게 이렇게 블랙과 화이트 하나씩을 신었는데, 사실 깊은 뜻은 없습니다.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이죠. 때로는 자기비하적,자기자극적인 표현이 유쾌함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저에게 신발은 그런 표현 중 하나입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음양의 조화, 혹은 이분법의 표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항상 블랙과 화이트의 신발을 함께 신는 우베 뢰쉬. 그 이유는 단순히 유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디자이너로써 국제적인 명성을 가지고 계신데, 지금의 위치에 자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60년대 말, 뒤셀도르프의 피터 베렌스 아카데미(Peter-Behrens Academy)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바로 ‘studio for visual and verbal communication’라는 이름의 개인 디자인 스튜디오 를 설립하였습니다. 이곳에서 편집디자인을 시작한 것이 제가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는 첫 발걸음이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출판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 처음부터 독립해서 일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1983년 정치문학 극장인 ‘Das Kom(m)oedchen’의 의뢰를 받아 작업한 포스터 작품인 ‘Die Sache Mensch’가 국제포스터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포스터는 적은 돈으로 좋은 포스터를 만들어야 했던 상황 속에서 수많은 창조적 고민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으로 제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Die Sache Mensch
- Political cabaret "Das Kom(m)odchen", Dusseldorf
(119 x 168 cm, 1983).

▲ Fly By
- PAN kunstforum niederrhein, Emmerich
(84 x 119 cm, 2003).

오랜 시간 수많은 작업을 해오셨을 텐데, 스스로 생각하는 베스트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최고의 작품을 뽑으라면 언제나 제 대답은 ‘가장 최근에 한 작품’ 일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웠던 작업을 묻는다면 ‘Fly By’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PAN kunstforum niederrhein’ 뮤지엄에서 열렸던 제 개인전을 위한 포스터입니다. 전시가 열렸던 곳은 독일 북부 에머리히(Emmerich )의 작은 마을 이였는데, 드넓은 풀밭에 암소들이 거닐던 평온한 풍경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독 제 눈에 띈 것은 주변을 날아다니던 수많은 파리들이었고, 이 모습은 곧바로 포스터의 모티브로 이어지게 됩니다.

파리들과 문자들이 어지럽게 어우러진 포스터는 무질서와 질서의 원칙을 따릅니다. 파리들과 문자들은 서로 각각의 질서에 따르고 있는데, 이 둘이 부딪혀 혼란스러운 무질서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또한 파리들에게도 새로운 폰트로써 ‘방황하는 네덜란드인(Flying Dutchman)’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히 월페이퍼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포스터는 현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독특한 반란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자부심이 느껴졌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1984년부터 제 포스터 중 ‘Punktum’ 등 몇 가지가 MoMA(Museum of Modern Art New York)에 반 영구적으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뮤지엄이 제 작품을 그렇게 오랜 시간 전시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를 뿌듯하게 만듭니다.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PUNKTUM1
- Kirschbaum Laserscan Dusseldorf
and Offsetdruck Team Dortmund
(84 x 119 cm)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PUNKTUM2
- Kirschbaum Laserscan Dusseldorf
and Offsetdruck Team Dortmund
(2.52 x 3.56 m)

많은 디자이너들이 자신만의 작업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베 뢰쉬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어떠한 스타일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한가지 아이디어를 고집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일은 거의 없죠. 일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아이디어에 대한 대안을 스케치를 통해 계속해서 생각하고 발전시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처음의 아이디어와 비교하면서 좀 더 나은 대안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렇다면 디자인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주로 릴렉스(Relax) 한 상태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일 못지 않게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얻겠다고 며칠을 고민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보다 내 자신을 긴장이 완화된 상태에 놓았을 때 보다 더 창의적인 생각이 얻어지는 것 같습니다.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Exhibition of Ahn Sang Soo
- Klingspor Museum Offenbach
(59.4 x 84 cm, 2008).

▲ Germany and Korea
- useum fur Kunsthandwerk Frankfurt am Main
(84 x 119 cm, 1997)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The Art of Fine Type
- Klingspor Museum Offenbach
(59.4 x 84 cm, 2006)

▲ Finale. Exhibition of the Diploma works of the dep.
- Communication Design at the University of Wuppertal
(84 x 119 cm, 2007)

디자이너에게 창의성은 상당히 중요한 덕목이라 여겨지는데, 자신만의 창의성을 독자들에게 표현한다면?

‘창의성’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많거나 적거나 창의성을 지니고 있죠. 또한 누가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배울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닙니다. 아마 저는 남들보다 조금 많은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것뿐이고, 이것은 제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받은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디자인을 작업하고 접해보셨을텐데, 우베 뢰쉬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좋은 디자인에 대한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좋고 나쁜 디자인에 대해 누가 정해놓은 기준은 없습니다. 단지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경험에 의존해 좋고 나쁨을 판단할 뿐이죠. 그러나 어느 세대와 사회를 막론하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하는 디자인은 항상 좋은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디자인은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Das Auge des Gedankens Helfried Hagenberg
- Klingspor Museum Offenbach am Main
(59 x 84 cm, 2010)

▲ Living Stones
- Ruhr Museum, Essen
(84 x 119 cm, 2009)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Love, Art & Agony.
- Hommage a Frida Kahlo & Rodrigo Rivera
kahlorivera 100, Mexico
(84 x 119 cm, 2008)

▲ Durer war auch hier
- pan Kunstforum Niederrhein, Emmerich
(84 x 119 cm, 2008)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유쾌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우베 뢰쉬

▲ 100 best posters 2008
- Germany, Austria, Switzerland red dot design Museum,
Essen Zollverein
(84 x 119 cm, 2009)

▲ Design on Stage. Winners reddot award: product
design 2008
- reddot design museum, Essen
(4 x 119 cm, 2008)

인터뷰 중 휴식을 중요시한다는 얘기가 생각나는데, 혹시 디자인 외적으로 가지고 있는 취미가 있으신가요?

디자인과 아예 관련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좋아합니다. 특히 일반적인 관광보다 모험적이고 익사이팅한 여행이 좋습니다. 이미 몇 차례나 사하라 사막을 다녀왔고, 파키스탄의 카이버패스(Khyber Pass)도 다녀왔죠. 중국 천안문 광장도 좋은 여행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저는 강연이나 심사, 세미나, 전시 등을 이유로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양한 문화를 몸소 체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짧게 말씀해 주세요.

최근에 에센(Essen)에서 개최한 ‘폴크방 뮤지엄 내 포스터 미술관(German Poster Museum in the Museum Folkwang)’ 전시회를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쉬면서 몇 가지 구상 중인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항상 해왔던 전시회 계획도 있고, 그 동안 포스터와 북 디자인을 하면서 함께 작업했던 타이포그래피 디자인만 모아서 책으로 엮을 계획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갓 출발한 디자이너와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선배 디자이너로써 조언 부탁 드립니다.

스스로 비판적 사고를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레이아웃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단순히 꾸밈에만 치중한 것은 아닌지, 순수함이 아닌 표절에 가까운 것인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현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컨셉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되도록 많은 공모전 등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의 컨셉 도출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많이 해볼수록 좋습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자신을 믿으세요. 디자인을 넘어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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